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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업보를 이겨낸 남호 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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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흥륜사 댓글 0건 조회 1,384회 작성일 21-09-0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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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업보를 이겨낸 남호 큰스님

 

어느 해 추운 겨울날 강원도 석대암에 문둥이 2여명이 춥고 배 고품을 견디지 못해 밥을 얻어먹으러 찾아왔다. 주지 스님이 그들을 먹이고 하루 밤을 재워 보내는데, 그중 어린 문둥이를 보니, 입은 옷도 남루하지만 온 몸이 부스럼투성이였다.

너무 불쌍하게 생각한 주지스님이 문둥이 대장에게저 아이가 불쌍해 보이니 절에 두고 가면 추운겨울 동안만이라도 먹이고 따뜻이 재워주고 싶으니, 내년 봄에 데려가면 어떻겠소?”하자.

"저도 어린아이가 오히려 짐만 되니 스님의 말씀에 따르겠습니다.”하였다.

주지스님이 문둥이 아이에게고향은 어디고 부모님은 어디 계시느냐고 물어보자 제 고향은 전남 고흥인데 부모님은 다 일찍 돌아가시고, 시집간 누나 집에 얹혀살다가 몹쓸 병 때문에 쫓겨나와, 문둥이 소굴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네 병이 원망스럽지 않느냐?”

왜 원망스럽지 않겠습니까? 병 때문에 이러한 신세가 되었는데요.”

그럼 네 이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줄 것이니 한번 해보겠느냐?”

! 무슨 일이던 하겠습니다.”

그럼, 나야 네가 불쌍해서 거두어주는 거지만, 다른 스님들은 너와같이 자줄 분이 없다. 법당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살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고쳐달라고 염불을 하면서 매달려 보거라.”하였다.

주지 스님으로부터문둥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업보를 씻는다는 정성으로 법당을 청소하며, 지장보살님께 죽기 살기로 매달려 기도를 해오던 90여일쯤 되던 날밤 스님 한분이 가사를 입고 나타나서 말씀하였다.

것이 부모의 업보로 모진 병에 걸려 고생을 하고 있으니 딱하구나, 그러나 네가 전생에 선근인연을 지은 바가 있어 이곳까지 와 나를 만나게 된 것이니, 너를 가상히 여겨 거두어 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

들고 있던 물병을 흰 가제수건에 적셔 온 몸을 닦아주고, 먹여 주었는데 금방 피고름이 머지고 새살이 돋아나오기 시작하면서 문둥병이 맑음이 낳는 것이었다.

그 순간 너무 고맙고 좋아서큰스님! 저 문둥병이 이제 다 낳았습니다.”하고 소리를 지르다가 깨어보니 꿈이었다.

지장보살님은 생시에도 나타나지만, 꿈속에서도 자주 스님의 모습으로 나타나 약을 주시거나, 만져주는 사례가 많다.

이렇게 부처님의 몽중가피를 입은 어린 문둥이 아이는 그 뒤부터 진물이 흐르고 험상 굳던 얼굴에서 새살이 돋아나면서 병이 깨끗이 완쾌 되었다.

생각해보니 너무 고맙고 감사하여, 주지스님에게평생 부처님을 모시면서 중생을제도하여 은혜를 갚고자 하오니, 중이 되게 하여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주지스님이 머리를 깎고남호라는 법명을 내리며, 스님을 만들어 경전을 배우는데, 공부도 잘했지만 천하의 명필이었다.

남호스님은 부처님의 팔만사천법문을 두루 섭렵하고 큰스님이 되어, 부처님 은덕을 갚기 위해아미타경심지광경을 사경하여 수락산 내원사에 모시고, 뚝섬 봉은사로 거처를 옮겨서는대방광불화엄경을 사경하여 판각으로 만들었는데, 현재 봉은사에 소장된 보물 화엄경경판은 부모를 잃고 문둥이로 떠돌던 남호율사 큰스님이 사경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봉은사 경판전기에 전해오는 150년 전의 실화이다. 비록 남호율사가 부모의 업보로 없는 집에 태어나고, 모든 사람들이 외면하는 문둥병을 앓는 불행한 운명이었지만, 부처님을 만날 수 있는 선근인연과 원력을 품었기에 밝은 운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다.

견디기 어려운 불행과 모진 병고를 앓는 것은 비단 남호율사 뿐은 아닐 것이다. 업보를 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 중생들도 언제 어떠한 과보가 내리고, 무슨 병고를 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소리에는 메아리가 답하고, 부름에는 부처님이 응답한다는 말이 있다. 생활 속에서 항상 선근인연공덕을 짓고, 생각과 말과 행동을 바르게 하는 참회와 기도를 통하여 먹구름 속에서 나온 둥근달처럼 밝은 인생으로 거듭나는 불자가 되어야 한다.


 

글 흥 륜 사 주 지 정 법 륜 합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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